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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코스) 임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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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메뉴 정의
'천도천색 천리길' 자전거길 - 임자도

눈부신 대광해변 백사장과 푸른 대파의 대향연

신안군 최북단의 섬, 임자도로 떠난 것은 지난 늦가을.
임자도로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 지도이다.
무안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지도는 1975년 2월 무안군 해제면과 연륙됨으로써 육지와 다름없는 곳이 되었다.
임자도는 북무안 IC를 빠져나와 현경면에서 24번 국도를 달려 신안군 지도읍 점암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된다. 점암선착장에서 임자도 진리선착장까지는 배로 약 20분이면 도착한다.
현재 지도-임자 간 연륙교 공사가 한창이다. 총연장 5km로 완공은 2020년 9월이다. 연륙교가 완성되면 다년간 주민과 관광객을 실어 날랐던 차도선의 역할은 끝나고, 임자도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국민관광지로 거듭날 것이다.
진리선착장에 있는 임자면 표지석. 임자는 깨를 뜻한다
임자도(荏子島)는 사질토여서 야생 들깨가 많이 생산된다. 그래서 들깨의 한자어인 임자(荏子)를 섬 이름에 붙였다고 한다.
면적은 39.2㎢로 신안군에 딸린 큰 섬인 자은도, 비금도, 도초도, 증도 등과 비슷하다.
가을바람을 벗삼아 떠난 임자도는 난생 처음 접한 풍경들이 아주 인상적이다. 섬 전체를 뒤덮은 초록 들판의 대파밭. 가는 곳마다 온통 푸른 대파밭이다. ‘임자도’라는 이름보다도 차라리 ‘대파도’라 불러야 할 판이다.
임자도 하면 떠오르는 명소는 단일 해변으로는 국내에서 제일 길다는 7km에 이르는 대광해변과 전장포 새우젓, 그리고 매년 4월에 열리는 국내최대의 튤립축제라 할 수 있다.
지평선을 막아선 대파밭은 국내최대 규모다

전국최대의 대파밭 들판

이른 아침에 진리선착장에 도착해 먼저 아침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았다. 오전 9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 문을 연 식당이 아예 없어 아무 식당에나 들러 사정사정해서 겨우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다.
임자도의 관문인 진리에서 전장포로 가는 길목에는 제법 큰 서울 염전이 있다. 해방 직후에 만들어졌다는 서울염전길을 달려본다. 청정해역의 미네랄을 품고 재래방식으로 생산해 1950~60년대 임자도를 대표하던 천일염전은 폭 900m, 길이 1.4km의 제법 큰 규모다. 염전길에는 염전에 깔 타일이 쌓여있고 창고에는 트럭에 소금을 실어 나르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가 염부들과 함께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갯벌길로 나오니 물 빠진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다. 갯벌에 드러난 섬들은 마치 섬이 아니라는 듯, 걸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다.
전장포 가는 산모퉁이 길을 돌자 황금빛 들녘이 넓게 펼쳐져 있다.
노랗게 잘 익은 벼가 바람에 물결치듯 휘날리며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이어 나타나는 도찬리의 푸른 들녘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만다. 지평선끝까지 광대한 대파밭이 나타나서 이곳이 과연 섬인지, 내륙인지 잠시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파 생산지로 알려진 임자도 대파밭의 장관이다. 게르마늄이 풍부한 토양에서 친환경적으로 재배된 임자도 대파는 건강채소로서 환절기 감기 예방과 혈액순환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다이어트와 피로회복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안 대파의 주산지 임자도. 겨울 대파 하면 언제부턴가 신안 대파가 유명해졌다. 특히 대파의 하얀 부분이 길고 탐스럽기 때문에 서울 가락동 농산물시장에서 1등품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전국 대파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고 한다. 봄부터 재배한 대파를 상인에게 넘기면 농가는 전체 밭면적 만큼 돈을 받고 수확해 갈 때까지 대파를 가꾸어준다. 비료 구입비와 수확은 상인의 몫이고 농부는 물을 주고 비료도 주고 이랑을 자주 북돋아 주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임자도가 대파로 유명해진 이유는 해양성기후, 갯바람 그리고 물 빠짐이 좋은 사질토(砂質土) 토질 때문이란다. 1등급 대파의 비밀은 사질토에 뻘흙을 객토해 가며 거의 50cm높이까지 북돋아 주기 때문이다. 임자도 대파는 연백부(대파의 뿌리와 잎사귀를 연결하는 흰색 줄기부위)가 매우 굵고 길어 보통 30cm 가량 된다. 이렇게 자라는 이유는 대파의 성장에 맞춰가며 대파 밑둥에 사질토를 이랑에 북돋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랑의 높이가 50cm까지 올라가 연백부가 길다.
전장포아리랑 기념비. 전국최대의 새우 집산지답게 새우를 형상화했다

국내최대 새우젓 집산지, 전장포

푸른 대파밭을 지나 드디어 임자도 최북단 전장포항에 도착했다. 임자도 전장포는 새우젓 집산지로 유명하다. 젓갈 저장소인 토굴과 젓갈집 그리고 전장포항에 있는 젓갈 판매장을 찾았다. 전장포 부두에는 온통 어구들로 가득 차 있다. 선착장에서는 임자면의 부속섬인 작도, 만지도 그리고 지도읍의 어의도가 잘 보인다.
전장포는 예로부터 파시로 유명한 새우젓의 본고장으로 갯벌이 발달한 지역적 특성을 살린 염전에서 생산된 질 좋은 천일염으로 새우 등 각종 수산물을 재료로 한 대표적인 발효식품 생산지다. 전장포항은 40여 척의 크고 작은 어선들이 이른 봄부터 초겨울까지 젓새우, 병어, 민어, 꽃게, 갑오징어 등 다양한 어종을 잡는다.
전장포항에는 삶의 애환을 담은 곽재구 시인의 ‘전장포 아리랑’ 시비가 세워져 있다. 황동 브론즈로 제작한 새우 조형물 기단 아래에 판석으로 꾸며져 있다. 새우 조형물은 과거 파시가 열렸던 옛 전장포의 활기차고 풍요로움을 회상시켜 주고 있어 새우 특산지라는 상징성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전장포항 뒤쪽으로는 ‘전장포 새우젓 토굴 가는 길’이라는 표지가 있다. 가는 길목에는 활처럼 길게 휜 해변과 방파제가 있으며, 솔개산 암벽지대에서 네 개의 토굴을 만나게 된다. 솔개산 암반을 뚫어 만든 이 토굴은 새우젓 등 젓갈을 숙성하기 위해 만든 인공 토굴이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지만 높이 2.4m, 너비 3.5m이며 길이는 100m나 된다. 이 중 한 개는 전시홍보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전장포의 새우젓 토굴. 길이가 100m에 달하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괘길리생활관에서 큰새원안들을 가로질러 가는 들녘길에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푸른 대파밭이다. 임자도는 사시사철 푸른 대지를 갖고 있다. 겨울에도 대파밭 덕분에 푸른 대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겨울이라고 삭막한 게 아니라 대파의 강한 생명력으로 눈 속에서도 소나무 같이 푸르른 잎을 과시하고 있을 풍경을 상상해 본다.
소나무와 대파 덕분에 임자도는 한겨울에도 푸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니 한번 찾아 볼 일이다.
들판에 파란 물결을 일으키는 대파밭은 실로 대장관이다. 전국을 다녀보았어도 이렇게 넓은 대파밭은 본 적이 없다.
대광해변은 국내 승마 동호인들의 메카이기도 하다. 튤립공원 앞에 조성된 말 조형물

국내최대 규모의 대광해변

어느덧 솔밭을 향해 달리다 보면 가매대섬이 바라보이는 해변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대광해변의 북쪽 끝이다. 임자도 서쪽에 자리잡은 대광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 서 가장 길고 넓은 해수욕장이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 백사장은 장장7.5㎞에 달하며 폭은 300m가 넘는다. 해수욕장 끝에서 끝까지 가려면 걸어서는 2 시간분, 자전거로도 30분이나 걸리는 광활한 백사장이다. 인적 없는 넓은 백사장을 자전거로 달린다. 앞바다에는 가매대섬, 바람막기섬, 고깔섬, 육각섬, 육타리섬, 대타리섬 등 이름도 아름다운 유·무인도가 점점이 떠 있어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내내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다.
완만한 경사의 광활한 백사장에는 어느 예술가가 만들어 놓은 듯한 기하학적 무늬의 작품들로 가득하다. 바로 엽낭게가 남긴 흔적들이다. 엽낭게는 직경 10㎜ 안되 는 작은 게로 조간대의 모래사장에 깊이 50~70cm의 구멍을 파고 살아간다. 특이하게도 이들은 눈 자루를 자유로이 세웠다 눕혔다 할 수 있다. 구멍 속에 몸을 숨기고 잠수함의 잠망경처럼 눈을 세워 밖을 둘러보다가 조금이라도 위협을 발견하면 구멍 속으로 숨어든다. 엽낭게가 모습을 감춘 곳에는 모래 덩어리들이 소복소복 쌓여 있 다. 이는 엽낭게가 모래를 먹은 다음 유기물은 걸러내고 뱉어낸 흔적들이다.
시야를 멀리하면 엽낭게가 뱉어낸 수많은 모래 알갱이들은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 된다. 해변 라이딩을 하면서 엽낭게가 만든 수많은 작품세계를 무료로 감상하는 덤을 누린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백사장은 사질이 단단해 자전거로 달리기에 안성맞춤이다. 어머어마한 길이와 장쾌한 풍경은 달리는 동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백사장 옆에는 해송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해수욕과 삼림욕을 함께 즐길 수도 있다.
대광해변에는 승마학교가 있어 승마의 명소이기도 하다. 해변에는 넓은 해변을 달리는 말들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끝없이 펼쳐진 해변에서 말을 타고 바람을 가 르며 달리고 싶은 충동이 인다.
대광해변은 임자도의 특징인 곱고도 단단한 백사장 덕분에 승마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7.5km에 달하는 백사장은 물이 빠지면 그 폭이 350m 정도이니 물 빠진 해변 은 더욱 광활하다. 특히 해가 지는 서쪽에 위치해 아름다운 낙조가 장관이다.
해송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해수욕장 뒤편 모래언덕에는 해당화가 대규모로 자생하고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도 길게 분포되어 있다. 매년 4월에 열리는 전국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튤립축제는 임자도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튤립꽃으로 만든 풍차전망대 앞에는 구릿빛 나신의 조각상이 서 있다. 튤립축제 외에도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2007년 대광해변을 국제해변승마장으로 개장한 이래, 전국 각지에서 승마동호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유소년승마대회도 열린다. 모래해변에서 즐기는 승마는 임자도만이 갖는 독특한 매력이다.
대둔산 임도 끝지점. 산허리를 자르는 흙길과 바다 조망이 장쾌하다

해안 임도와 은빛모래 해변의 하모니

대광해변 끝모퉁이를 돌아 나오면 바로 하우리항이다. 임자도에는 항구가 3개 있다. 바로 전장포항과 하우리항, 하우리 건너편의 임자도 부속섬인 재원도항이 임자도를 대표하는 항구다.
하우리항은 과거에 전국 제일의 민어파시, 전라도 3대 파시로 명성을 날렸던 곳이다. 길게 이어진 물양장만이 제법 넓은 부두에는 고깃배는 보기 힘들다. 이곳이 한때 파시였던 곳임을 드러낼 뿐 별다른 것은 찾을 수가 없다. 현재는 10여 척의 어선이 조업중이란다. 그래도 전장포와 함께 임자도에서 가장 분주한 선창 중에 하나다.
하우리항에서 남쪽 해안을 낀 산길 임도와 임자도 최고봉인 대둔산 임도를 지나면 은동해변, 어머리해변, 용난굴해변이 연이어 나온다.
하우리항 앞 바다에 다소곳하게 떠 있는 대섬과 옥섬이 바라보이는 해안 임도를 달린다. 인기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 나올듯한 옥빛 바다와 은빛 모래의 은동해변은 마치 인어가 우아하게 헤엄치며 곱디고운 해변 앞 옥섬 바위에서 한가로이 휴식을 취할듯한 풍경이다. 아름다운 대둔산 해안 임도는 그래서 더더욱 환상 적이다. 은빛 모래 해변과 잔잔한 옥빛 바다, 어여쁜 인어를 만나려거든 남쪽 해안길을 꼭 찾아보길 바란다.
해안 임도를 따라 날머리로 나오면 어머리해변이다. 곱디고운 뽀얀 모래해변을 따라 용난굴을 찾았다. 이곳 백사장도 일부러 모래를 뭉쳐 놓은 듯 엽낭게가 만들어 놓은 모래 알갱이가 가득하고, 바다 앞으로 길쭉하게 뻗어 나온 작은 섬이 희미하게 드러나 있다.
이곳에 용이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이 어린 용난굴이 있다.
이흑암리의 해변임도 뒤편으로 너른 갯벌과 푸른 바다가 해맑다
어머리 해수욕장 끝자락에 위치한 용난굴은 들어가는 입구는 육지지만 나가는 출구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계절과 날짜에 따라 물이 빠지는 시간이 다른데, 물때를 잘 맞추면 걸어서 용난굴 내부까지 탐사할 수 있다. 마침 만조여서 용난굴에 들어 갈 수 없어 아쉽게도 포기해야 했다.
용난굴해변과 한동염전을 따라 임도를 달려 진리선착장으로 나오면 일주 라이딩은 끝난다. 일정에 쫒기다면 섬에서의 하루 라이딩은 항상 짧다. 그래서 아름다운 낙조를 못 보고 나올 때가 많다.
사시사철 푸르름을 간직한 임자도는 신비롭고 경이롭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대파밭, 한때 국내최대의 새우젓 집산지였던 전장포항의 애환이 어린 ‘전장포 아리랑’ 시비와 토굴, 국내최대의 길이와 폭을 자랑하는 광활한 대광해변에서의 라이딩, 대둔산 남쪽의 해안 임도에서 바라본 푸른 바다와 은빛 모래해변의 감동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매년 4월에 열리는 튤립축제에 올해는 꼭 가고 싶다. 대광해변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튤립향기 가득한 낙조를 바라보며, 그녀와 말을 타고 함께 거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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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2.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