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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코스) 흑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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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라산봉수대전망대에서 바라본 열두구비길과 섬과 능선에 오목하게 둘러싸여 천혜의 만을 이룬 흑산항
상라산봉수대전망대에서 바라본 열두구비길과 섬과 능선에 오목하게 둘러싸여 천혜의 만을 이룬 흑산항

‘흑산도 아가씨’ 가락 애절한 머나먼 섬

바다에 오면 섬은 산이다. 그래서 바다에 와서 산을 보고, 섬에 와서 바다를 본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섬은 그리운 곳이면서 또 벗어나고 싶은 곳인가 보다.
흑산도 하면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떠오르게 한다. 유배지, 파시, 흑산 도 아가씨, 톡 쏘는 홍어, 관광의 섬 등이다. 서해 남부의 먼 바다에 위치한 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는 흑산도로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신안 섬 자전거길’ 자전거코스

  • 총길이 : 500km
  • 8개 코스
    • 1코스(압해도) : 신안군청 - 방조제길 - 송공산
    • 2코스(증도) : 관광안내소 - 방축리해안도로 - 해저유물기념비 - 짱뚱어다리 - 해송숲 - 화도 - 태평염전 - 관광안내소
    • 3코스(임자도) : 진리선착장 - 서울염전 - 전장포 - 대광해변 - 하우리임도 - 대둔산임도 - 어머리해변/용난굴 - 진리선착장
    • 4코스(자은도/암태도) : 오도항~에로스박물관~고교항~해넘이길~분계~백길~추포해변
    • 5코스(팔금도/안좌도) : 읍동항~서근등대~채일봉전망대~퍼플다리~복호항
    • 6코스(비금도/안좌도) : 대동염전~이세돌바둑기념관~명사십리해수욕장~하트해변~도초시목해변~세계생태수도섬방문자센터
    • 7코스(흑산도) : 선착장-일주도로-흑산유배공원
    • 8코스(하의도/신의도) : 웅곡항~하의삼도운동기념관~김대중~큰바위얼굴~삼도대교~굴암리항~황성금리해변~구만노은임도

망망대해 풍파를 넘어

흑산도는 조선시대에 중죄인의 유배지로 다시는 살아서 돌아오지 말라는 의미로 유배를 보냈을 정도로 열악한 낙도이기도 하다. 파시가 성행했던 한때는 개도 천 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흥청대던 예리 항은 맞은편 진리까지 배 위로 걸어서 갈 지경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번성했으니, 그래서 사무치게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흑산도 아가 씨’의 애절한 노래도 있었으리라.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파시와 흑산도 아 가씨를 생각하며 절경의 해안 일주도로 26km를 달려본다.
서해 먼 바다, 전날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아쉽게 가지 못했던 흑산도. 드디어 출항 허가가 떨어져 쾌속선에 올랐다. 목포에서 흑산도까지 쾌속 선을 타고도 2시간을 가야 하는 항로는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중간 기착 지인 도초도와 비금도까지는 내해(內海)에 속해 바다가 비교적 잔잔하지 만, 이곳을 벗어나면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드디어 양 옆으로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마주 보고 있는 길게 드리워 진 방파제 안으로 들어서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파도는 잔잔하다. 원형에 가까운 흑산항은 참으로 크다. 예리의 대봉산과 진리 북쪽의 내·외영산도 까지 이어진 흑산항을 보며 그 옛날 흥청대던 파시와 태풍을 피해 수천 척 의 배들로 가득 찬 모습을 상상해 본다.
흑산도는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97.2km 떨어져 있으며, 홍도·다물도·대 둔도·영산도 등과 함께 흑산군도를 이룬다. 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 해서 흑산도라 했다고 한다. 최고점은 문암산(405m)이며, 깃대봉 (378m), 선유봉(307m), 상라봉(227m) 등이 솟아 있어 섬 전체가 산지를 이루고 있다.
‘신들의 정원’은 진리당을 중심으로 상록수가 자생하는 숲이다

사계절 푸른 숲속의 ‘신들의 정원’

흑산도의 모든 상가와 숙박업소가 밀집되어 있는 흑산 항 예리에서 출발하는 일주도로는 약 26km로 반 시계 방향으로 달리면 된다. 진리1구 해안을 달리다가 오르 막길을 조금 오르다 보면 언덕 정상 부근 우측에 ‘신들 의 정원’이라는 안내판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흑산도 성황당의 본당인 진리당이 있으며, 다소 아담하면서 소나무와 대나무, 동백나무 등 상록수가 사계절 푸른 옷을 입고 있는 동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흑산도와 제주도에만 있다는 초령목이 자생하고 있다. 천연기념 물로 지정됐던 어미나무는 여러 해 전 고사했다고 하 며, 지금은 43그루의 어린나무가 주변에서 자라는 중 이란다. 이 초령목은 가지를 꺾어 불전에 놓으면 귀신 을 부른다 해서 일명 귀신나무로도 불린다.
돌담으로 둘러싸인 진리당 옆 숲길로 들어서면 500m 가량 탐방로가 이어진다. 아담한 숲터널을 따라 가면 용신당과 진리해안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데크 가 나온다. 탐방로는 다시 진리당으로 이어진다.
신들의 정원을 내려오면 모래 반 자갈 반으로 이루 어진 배낭기미해변이다. 해안길을 따라 파란 바다를 끼 고 돌아나가면 진리2구로 이곳에서 ‘흑산도 아가씨’ 노 래비’가 있는 상라산 정상부까지 1.8km의 굽이길을 올라야 한다. 서서히 오르막길이 시작되어 정상부에서 는 역동적으로 용틀임하듯 휘돌아 올라야 하는 그 유 명한 12구비길로, 상라산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흑산도 의 명소다.

12구비길 오르면 반겨주는 ‘흑산도 아가씨’

힘들게 오른 상라산 정상부 좌측으로 가수 이미자의 당대 히트곡인 ‘흑산도 아가씨’가 우뚝 서서 맞이한다. 노래가 대히트를 쳐 국민가요가 되다시피 한데다 노래 의 배경이 특별해서 이곳 상라봉 언덕에 노래비까지 서 있다. 노래비는 1997년에 세워졌는데, 아래에 스피커 가 설치되어 있어 버튼만 누르면 언제든지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산책로 입구에 노래비와 함께 박도순 시인의 ‘상나리재’라는 시가 새겨진 시비도 서 있다.
상라산고개에는 상라산전망대와 상라산봉수대전 망대 두 곳이 있다. 상라산전망대는 자전거를 타고 150m의 오르막을 오르면 쉽게 갈 수 있으며, 상라산 봉수대전망대는 산책로 계단을 따라 10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흑산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 경을 자랑하는 상라봉 정상에 오 르니 탁 트인 전망에 감탄사가 절 로 나온다. 굽이굽이 고갯길이 발 아래 펼쳐지고 그 앞쪽으로 흑산 항의 예리마을과 진리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번에 다섯 번째 방문한 흑산 도. 흑산항은 언제 바라봐도 고 요하고 평온하게 느껴진다. 그러 나 태풍이 기승을 부릴 때 와보 진 안았지만, 매년 7~9월 태풍이 몰아치면 흑산항에는 배들로 가 득 차게 된단다. 가로·세로 반경 이 1.5km나 되는 거대한 흑산항 은 피항지로서 홍도를 비롯한 흑 산면 주위 섬에서 조업하는 국내 어선들뿐 아니라 중국어선들까지 이곳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상라산 아래로 지나가는 고깃 배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 답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섬은 그 리운 곳이면서 또 벗어나고 싶은 곳이었을까. 잠시 그 옛날 파시가 열렸을 모습을 상상해 본다.
‘흑산도 아가씨’ 노래의 인기 못지않게 당시의 흑산 도는 파시가 한창이었고 수천척의 어선들이 항구에 꽉 차서 배를 댈 수가 없을 정도로 바다시장이 성황이었 으리라. 당연히 이곳에는 많은 외지인들이 들어와 장 사를 했을 것이며,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유흥에 종사 하는 여성들도 많았을 것이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 했던가. 떠나온 고향을 그리 워하는 아가씨들이 오죽 많았을까마는 이미자의 ‘흑산 도 아가씨’ 노래를 듣다 보면 깊은 애잔함이 묻어난다.

남 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번 만번 밀려오는데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한없이 외로운 달빛을 안고
흘러온 나그넨가 귀양살인가
애타도록 보고픈 머나먼 그 서울은
그리다가 검게 타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하늘도로 지나 깊고 포근한 심리로

나는 늘 바다에 떠 있는 섬에 반한다. 바다와 섬은 보 고 또 봐도 보고 싶고, 볼수록 더 새록새록 신비로운 호숫가 정원과 같다. 상라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흑산 항이 마치 그렇다. 섬은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지만, 떠다니는 구름과 휘몰아치는 바람과 파도에 둘러싸여 매분 매시마다 움직이듯 색다른 풍광을 보 여준다.
해돋이와 해넘이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 도 한 상라산 정상. 넓게 펼쳐진 흑산항을 비롯한 주변 바다와 새끼섬들, 흑산도 내륙의 험준한 산악지대를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은 사진작가들도 탐내는 포토 존 이다. 특히 장도를 배경으로 지는 낙조풍광을 일품으 로 친다.
상라산 정상에서 열두구비고개의 운치를 실컷 즐기 고 내리막을 내려가면 마리와 비리 간의 해안도로 중 간쯤 바닷가 쪽에 한반도 지도바위가 보인다. 바다 위 에 솟은 기암괴석에 파도에 의해 형성된 해식동굴이 마치 한반도 모양과 흡사해서 지도바위라고 한다.
비리마을을 지나면 벽화도로가 나오는데, 이 도로 는 마치 허공에 떠 있는 형태여서 하늘도로라고도 한 다. 문암산 깃대봉 단애절벽 아래여서 길을 내기 어려 운 지형이라 H빔을 박아 그 위에 다리를 축조한 하늘 도로는 산쪽으로 벽을 세워 신안의 명물과 문화유산 을 그려 놓아 흑산도의 명소가 되었다.
장도습지 조망지를 알리는 안내판을 거쳐 바닷가에 는 온통 전복 양식장인 곤촌리 마을을 지나면 심리다. 상라산에서 심리로 이어지는 7.3km의 해안도로는 오 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라서 힘든 부분도 있지만, 줄 곧 푸른 바다와 건너편의 아름다운 대장도와 소장도 를 조망할 수 있어 마음만은 상쾌하다.
흑산도 서남쪽에 위치한 심리는 깊숙이 들어간 포구 와 에메랄드빛 바다가 참으로 아름다운 마을이다. 흑 산도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심리마을 앞바다는 항상 변함없이 포근하다. 내륙으로 움푹 들어간 만에 포구를 만들었고 그 뒤로 마을이 에워싸고 있어 바다 가 열린 서쪽을 제외하고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자전거를 타고 해안도로를 가는 여행자들
한다령 오르막에서 18km떨어진 홍도가 아련히 보인다

한다령에 맺힌 것은 땀인가 한인가

심리에서 사리로 가려면 가파른 열다섯 구비의 한다 령을 넘어야 한다. ‘한’이 많아서 ‘한다령’이겠지만 자 전거에게는 ‘땀 한(汗)’으로도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왔던 2008년까지만 해도 한다령을 비 롯한 많은 구간이 비포장이었고 특히 한다령 고갯길 이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엄청 끙끙대 며 올랐던 이 고개가 어느덧 말끔하게 포장되어 있고 고개 정상부에는 못 보던 멋진 조형물도 생겼다.
심리마을 앞바다가 잘 조망되는 한다령 공원에는 날개를 단 천사의 모습으로 ‘흑산일주도로준공기념비’ 가 세워져 있다. 신안군의 이미지인 ‘천사의 섬’을 그대 로 표현한 것 같다. 그런데 천사가 아기도, 여성도 아닌 남성인 것이 이채롭다.
한다령을 넘어 내려가면 흑산도에서 유명한 사리마 을에 들어선다. 한적한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찾은 곳 은 조선시대 유배지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유배문화 공원이다. 정약전(1758~1816)은 이곳 사리마을에서 유배생활을 하며 어류도감인 <자산어보>를 남겼고, 사촌서당에서 후학을 양성했다고 한다. 사촌서당으로 접어드는 아담한 돌담길은 산에서부터 흐르는 도랑을 따라 나 있다. 사리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산비탈에 이중으로 담장을 두른 사촌서당(沙村書堂)을 복원해 놓았다.
흑산도는 조선시대에만 130여명이 유배생활을 했 다고 전해진다. 흑산도가 예로부터 유배의 섬, 귀양 지가 된 연유는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고 뱃길이 험했 던 까닭이다. 정약전은 천주교도를 핍박한 신유박해 (1801) 때 연루된 것이 유배의 이유였다. 우리는 흔히 혼자서 유배(流配)를 떠난다고 하지만, 유배에도 여 러 종류가 있다. 우선 왕족이나 고위관리들에게는 유 배라는 말 대신 ‘안치(安置)’라는 말을 쓴다. 본인 혼 자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절 도안치(絶島安置)’가 있고, 본인의 거주지를 제한하기 위해 집 둘레에 울타리를 둘러치거나 가시덤불로 에워 싸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 ‘위리안치(圍籬安置)’와 가 극안치(加棘安置)’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본인의 고향 에서 유배생활을 하도록 하는 비교적 가벼운 ‘본향안 치(本鄕安置)’가 있다. 정약전은 흑산도에 절도안치되 었던 것이다.
묵령고개에서 바라보는 사리항
묵령고개에서 바라보는 사리항은 기암절벽에 둘러싸인 절경의 포구다

묵령고개에서 바라보는 절경의 사리 앞바다

사리마을을 나와 가파른 묵령고개를 넘어가는 길에 는 사리포구 앞 바다가 황홀하리만큼 아름답게 조망 된다. 여러 개의 돌섬들이 가로막고 있는 천혜의 사리 포구 앞바다에는 칠형제바위가 둘러싸 천연의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어 동남풍이 불어도 어선들이 안전하 게 정박할 수 있다. 7개의 작은 돌섬과 포구 안쪽으로 오롱조롱 떠있는 고깃배, 산을 에워싸고 있는 사리마 을이 어우러져 참으로 평온한 느낌이 들면서 그림처럼 아름답다.
묵령고개를 넘어 소사리 샛개해변을 지나면 조선말 의 의병 지도자이자 고고한 선비였던 ‘최익현유적지’ 를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자전거로 달리다 보면 자칫 놓치기 쉬운 곳으로, 바위 위에 큰 소나무가 무성 하게 자란 아래쪽에 초라한 비석 하나가 눈에 들어온 다. ‘면암최선생적려유허비’인데 비석은 매우 작고 비 석을 두른 돌난간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조촐한 면암 유허비 뒤쪽 암벽에는 면암이 새겼다는 ‘기봉강산 홍 무일월(基封江山 洪武日月, 기자가 봉해진 땅, 명나 라의 덕을 입은 세월이라는 뜻)’이라는 글자가 음각되 어 있다. 면암은 이곳에 유배를 왔다가 나중에는 대마 도로 옮겨져 생을 마쳤으니 망해가는 나라의 선비로 가혹한 만년을 보냈다.
최익현유적지에서 예리의 흑산항까지는 5.7km로 아직도 세 개의 고개를 넘어야 한다. 흑산도는 평지가 없는 온통 산악지대여서 고개가 참으로 많다. 일주도 로를 달리면서 대표적으로 힘들었던 상라산고개, 한다 령과 묵령고개를 제외하더라도 그에 못지않은 힘든 고 개들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일주거리는 26km 에 불과하지만 휴식 포함해서 4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 다.
흑산항도 앞에서 자전거 동호인들이 모여 찍은 사진
흑산항도를 찾은 자전거 동호인들

자전거 여행자로 붐빈 흑산항

드디어 예리의 흑산항에 도착해 흑산도의 명물인 홍 어회와 홍어애탕을 맛보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 흑산 항 주변에는 ‘신안 섬 자전거길’ 자전거 투어에 나선 130여 명의 동호인들이 방문해 식당 골목은 인산인해 를 이뤘다.
삭힌 홍어를 먹게 된 유래는, 홍어 조업기지로 유명 한 흑산도에서 목포나 영산포에 도달하기까지 거리가 멀어 운송 중에 자연적으로 삭혀진 홍어를 먹게 되면 서부터라고 전해지고 있다.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한 정약전은 홍어의 특성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나주 사 람들이 홍어를 즐겨 먹는다고 적고 있다.
식당에 마주한 일행들과 식성에 따라 갓 삭힌 홍어 회와 푹 삭힌 홍어회를 번갈아 맛보며 뜨거운 애탕으 로 차가운 몸을 녹이니 한결 가뿐해진다.
흑산도는 제법 큰 섬이라 곳곳에 숨어 있는 비경도 많을 뿐만 아니라 선조들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유적들도 많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경치 앞에서 사진 몇 장을 찍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돌아오는 것으로 여 행을 했다고 한다. 섬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섬 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 그곳에 핀 풀과 꽃과 나무와 바람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사람이 살고,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피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는 것 이다.
목포로 가는 쾌속선에 올라 점점 멀어지는 흑산도 를 바라보며 ‘흑산도 아가씨’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상 념에 젖어 본다. 지금은 옛말이 되고 만, 풍어기 때의 흑산항에 가득했던 배들과 파시를 상상해 본다. 번성 했던 흑산항 주민들의 삶은 어땠을까. 예전이나 지금 이나 섬은 그리운 곳이면서 또 벗어나고 싶은 곳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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