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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수 2017-05-09 23:29:00
모험의 신안섬 라이딩 여행기
모험의 신안섬 라이딩 여행기
정년을 2년 앞두고 심한 허리병을 겪었고 년초에 회사 문제로 홍역을 앓고 난 후 갑자기 밖으로 나가고픈 욕망이 충만해지고 베짱이 생겼다.
때마침 5월연휴를 고민하는 중년에게 우연히 다가온 신안섬라이딩 여행은 아련한 어릴적 향수와 함께 다가왔다.
싱글여행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랑하는 성당형제들이 동반을 자처한다.
동네 부천터미널에서 목포행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목포를 거쳐 지도읍까지 6시간 이상의 장거리 여행 중 창밖의 무안읍. 망운, 현경의 풍광에서 오십년전 기억의 조각을 맞추느라 내 눈은 바빴다. 풍요의 고장 나주, 무안, 신안….
지도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라이딩모드로 점암선착장까지 내달리는데 버스 여독은 온데간데 없이 하체의 에너지는 충만하기만하다. 싱그러운 갯내음 섞인 바람은 코끝은 스쳐가고 한가로운 도로는 수도권의 혼잡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준다.
곧 연육교로 연결될 것만 같은 임자도, 그곳에서 라이딩하고 숙박에 들자면 시간이 충분치 않을 것 같아 임자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급히 페달링을 시작하였고 소금밭을 지나 대광해수욕장을 거쳐 해변을 무작정 따라 가다보니 감우산허리길을 감아 올라가게 되었다. MTB를 탄 후 처음 경험하는 가파른 엎힐이 있는 산길이어서 더욱 반갑다.
이 나이에 산악길을 갈 일 있을까 생각했으나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우리는 산기슭을 따라 엎힐길을 무조건 치고 올라가고 있었다. 어느덧 산을 넘고 계속 섬마을 길을 내달리다가 다시 한번 산길로 접어 들고 말았다. 자전거도로 안내표지도 사라졌다. 이번엔 훨씬 큰 산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무슨 산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앞으로 끙끙대며 올라갈 뿐이다. 그래도 어떻게 올라선다. 고개를 넘었다 싶으면 또다시 눈앞에 고개가 보인다. 대둔산 옆구리를 가로지르는 코스였던 것이다. 산을 내려왔을 때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가 지나온 코스가 MTB경주를 하던 코스였다. 이 나이에 그 코스를 완주하다니, 다시 이런 산길을 내달릴 수 있을까, 감격스럽기만 하고 이번 여행의 목표를 모두 달성한 기분이다.
산길을 지나 어머리 해수욕장의 모래위에서의 놀이는 잠시 나이를 잊은 듯….
주민들에게 귀동냥하여 대충 숙박장소를 정하고 대광해수용장 입구에 위치한 민박겸 식당에서 여행 먹거리 목표로 삼았던 병어조림과 갑오징어숙회를 실컷 즐겼다. 우리끼리 호젓이 주인네하고 식사와 잡담을 즐기고 여행의 낭만에 충분히 취한 하루였다.
밤사이 코를 많이 골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
담날 아침 일찍 2코스 증도를 향하여 내달리기 시작했다. 오늘 4코스를 거쳐 1코스인 압해도에 도착해서 숙박을 할 계획이었다.
증도길도 역시 호젓하다. 신안유물박물관에서 커피를 마시며 동네분들과 애기 나누다가 짱뚱이 다리 지나 소나무숲길의 팁을 얻는다.
갯바람에 말리는 민어, 서대, 숭어를 보며 군침을 삼키고 짱뚱이 다리를 보고 시원한 소나무숲속 흙길을 즐기고 선착장에서 역시 토속음식인 짱뚱어탕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이제 4코스 자은도, 암태도….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무료한 도로의 엎힐이 계속 이어지면서 이틀째 라이딩을 겪은 몸이 처지기 시작한다. 어제 너무 무리했던 것일까?
간신히 신석항에 도착하여 1코스 압해도에서의 편안한 휴식을 꿈꾸었다.
그러나 압해도는 우리의 꿈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나마 압해 해안 자전거 도로를 따라 지친 몸을 이끌고 열심히 압해읍까지 갔건만 우리 몸을 의탁할 숙식 시설이 없단다.
신속히 계획을 바꾸어 목포까지 내달리기로 하였다. 힘든 도로는 여전히 계속되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간신히 북항대교를 넘어 목포땅에 들어서는 순간 한대가 펑크가 나면서 음식점과 모텔을 찾아 터벅대고 5킬로를 걷게 만든다. 그날 밤 맛갈진 생선회 식탁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역시 그날도 코고는 소리를 아무도 듣지 못했다.
3일째 마지막날, 5월1일, 노동절, 압해도 투어는 목포시내 투어로 변경되었다. 그날은 기온이 급상승한다. 87년만의 더위란다. 목포해안길을 훑으며 목포에 왔으니 맛난 음식으로 우리의 모험을 자축해야 한다. 아침에 입에 처억 달라붙는 나주 곰탕에 점심은 홍어식단으로 마무리한다.
육십을 바라보며 모험에 가까운 섬여행을 하였다. 짧은 시간에 신안의 민낯은 샅샅히 볼 수는 없었으나 다시 한번 더 와야 된다는 생각과 모험담은 다른 동료들에게 엄청난 부러움을 사고 있다. 아무쪼록 신안군 자치의 노력이 크게 성공하기를 빕니다. ㅎㅎ
2017년 4월29일~5월1일
신안섬 여행자 박서균, 이주태, 고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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